심장 수술에서의 마취: 체외순환과 마취의 역할
심장 수술은 마취 관리가 가장 중요한 수술 중 하나이며, 특히 체외순환(카디오펄모너리 바이패스, CPB)을 동반하는 경우, 환자의 생리적 변화를 면밀히 관리해야 합니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로, 그 기능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동안에도 적절한 산소 공급과 혈역학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체외순환을 사용하는 동안 체온, 혈액 희석, 전해질 균형, 항응고 관리, 마취 심도 조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마취과 의사는 체외순환 전, 체외순환 중, 그리고 체외순환 후의 각 단계에서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고,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본 글에서는 심장 수술에서 체외순환이 마취에 미치는 영향과 마취 관리의 핵심 요소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심장 수술에서 체외순환(CPB)의 개요
1) 체외순환(CPB)의 정의
체외순환(카디오펄모너리 바이패스, CPB)은 심장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정지하는 동안 산소 공급과 혈액 순환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일반적으로 개심술(open-heart surgery)에서 활용되며, 인공 심폐기(CPB 머신)를 이용하여 환자의 혈액을 체외에서 순환시킵니다.
체외순환은 대동맥 차단(Aortic cross-clamping)을 통해 심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심폐기가 폐와 심장을 대신하여 혈액을 순환시키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수술 중 심장을 안정적으로 노출시키고 외과적 교정을 용이하게 합니다.
2) 체외순환 과정
1. 정맥혈 배액(Venous drainage): 대정맥(주로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에서 정맥혈을 채혈하여 인공 심폐기로 이동시킵니다.
2. 산소 공급 및 체외 순환: 인공 폐(Oxygenator)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합니다.
3. 심장 정지: 심정지 용액(칼륨 함유 용액)을 투여하여 수술 중 심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킵니다.
4. 수술 진행: 심장이 정지된 상태에서 외과적 교정이 이루어집니다.
5. 체외순환 종료 및 심장 재가동: 체온을 정상으로 회복시키고, 심장을 다시 박동하도록 유도한 후 체외순환을 종료합니다.
체외순환은 심장 수술에서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혈류역학 변화, 혈액 희석, 체온 저하, 염증 반응 등의 생리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취과 의사는 체외순환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2. 체외순환이 마취에 미치는 영향
1) 혈역학적 변화
체외순환이 시작되면 심장이 펌프 역할을 하지 않으므로, 혈류는 기계적 펌프에 의해 조절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혈역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심박출량 감소: 인공 심폐기가 혈류를 조절하지만, 체외순환으로 인해 혈압과 심박출량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 혈압 변화: 체외순환 초기에 저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필요에 따라 혈관수축제(페닐레프린, 노르에피네프린)를 사용하여 혈압을 조절해야 합니다.
• 혈액 희석: 체외순환을 위해 혈액을 희석하므로, 헤모글로빈 농도가 낮아지고, 산소 운반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체온 변화
체외순환 중 저체온 요법(Hypothermic CPB)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신경 보호 및 대사율 감소에 기여합니다. 하지만 체온이 너무 낮아지면 응고 장애, 면역 기능 저하, 산소 공급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체온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염증 반응
체외순환 동안 혈액이 인공 회로를 통과하면서 **전신 염증 반응(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SIRS)**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로 인해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고 부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심한 경우 저혈압, 폐부종, 신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염증 치료, 스테로이드 투여, 혈액 필터링 기법 등이 사용됩니다.
3. 심장 수술에서의 마취 관리 전략
1) 마취 유도 및 유지
심장 수술은 마취 유도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 마취 유도단계에서는 프로포폴(propofol), 미다졸람(midazolam), 펜타닐(fentanyl), 로쿠로늄(rocuronium) 등을 사용하여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마취를 유도합니다. 그리고 기관 내 삽관 후 기계 환기로 전환합니다.
• 마취 유지단계에서 체외순환 전에는 흡입마취제(세보플루란, 데스플루란) 또는 정맥마취제(프로포폴 기반 TIVA)를 사용하여 마취를 유지합니다. 체외순환 중에는 정맥마취제(TIVA)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으며, 필요에 따라 마취 심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근이완제(로쿠로늄) 추가 투여를 통해 움직임을 완전히 억제합니다.
2) 체외순환 중 마취 관리
• 마취 심도 조절: 체외순환 중에는 마취제의 작용이 변할 수 있으므로, BIS(Bispectral Index) 모니터링을 통해 마취 심도를 조절합니다.
• 혈압 및 체액 조절: 저혈압 발생 시 승압제(페닐레프린, 노르에피네프린) 투여가 필요하며, 필요시 수액 보충을 진행합니다.
• 항응고제 관리: 체외순환 중 혈액 응고를 방지하기 위해 헤파린(heparin)을 투여하며, 체외순환 종료 후에는 프로타민(protamine)을 사용하여 헤파린 효과를 중화합니다.
4. 결론
심장 수술에서의 마취 관리는 체외순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각 단계에서 철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혈역학적 변화, 체온 조절, 항응고 관리 등의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환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체외순환 종료 후 혈역학적 안정을 유지하고, 부정맥 및 염증 반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외순환이 포함된 심장 수술은 고도의 마취 기술과 경험이 요구되는 분야이므로,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생리적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최적의 마취 전략을 적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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